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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소집명단 포함→출전 불발', 계속되는 이승우의 희망고문

희망고문도 이런 희망고문이 없다. 이승우(21·신트트라위던)가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조금 더 많이 경기에 나서기 위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이승우가 벨기에 리그에 입성했을 때만 해도 축구팬들은 그의 도전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믿어 의심치 않았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스페인 명문 구단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고, 연령별 대표팀에서 번뜩이는 활약상을 보여주기도 했으니 기회만 얻으면 충분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벨기에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 5대리그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그렸을 이승우에겐, 자신의 도전을 현실로 만들어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올해 8월 30일, 신트트라위던의 공식 발표와 함께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를 떠나 벨기에 리그에 입성한 지 어느덧 100일하고도 일주일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승우는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팀 적응, 리그 적응 등의 이유와 함께 이승우의 데뷔전은 계속 뒤로 밀렸고, 그를 기용하지 않았던 마르크 브라이스 전 감독이 경질된 뒤에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니키 하이옌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 1일 17라운드 헹크전에서 처음으로 원정 경기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출전으로 이어지진 않아 더 큰 실망을 남겼다. 그 후로 다시 2주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상황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 보였다. 3일 컵대회 쥘터 바레험전 소집명단 제외, 8일 리그 18라운드 브뤼헤전 소집명단 제외. 계속되는 소집명단 제외에 희망고문조차 끝나는 듯 했다가, 15일 리그 19라운드 쥘터 바레험전 소집명단에 포함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이번에야말로 정말 데뷔전을 치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서 떠난 원정길이지만 이승우에겐 단 1분의 시간도 허락되지 않았다. 팽팽했던 경기의 균형이 후반 급격히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하이옌 감독은 교체카드 세 장에 이승우를 포함시키지 않았고, 결국 그는 벤치에 앉아 90분 동안 팀이 1-5로 패하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고통을 연장시키기 때문에, 희망은 모든 악 중에서도 최악'이라고 했다. 이승우가 견디고 있는 희망고문의 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시즌이 남아있는 만큼, 언젠가 이승우에게 출전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대로 뛰지 못하는 시간이 계속된다면 누구보다 힘들어질 사람은 결국 이승우 자신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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